실험 보고서 · 포스의 과학

미디클로리언

모든 살아 있는 세포 속에 사는 미세한 생명체이자, 제다이가 포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유. 이 글에서는 미디클로리언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영화와 드라마가 실제로 뭐라고 하는지, 조지 루카스가 무엇을 염두에 뒀는지, 그리고 그중 얼마만큼이 실제 생물학으로 뒷받침되는지 살펴봐요.

첫 언급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 · 1999
서식지
모든 살아 있는 세포
작중 최고 수치
아나킨: 2만 이상
현실의 모델
미토콘드리아

영화가 말하는 것

미디클로리언은 ‘보이지 않는 위험’에서 처음 등장해요. 어린 아나킨이 그게 뭐냐고 묻자, 콰이곤 진은 이렇게 대답하죠.

미디클로리언은 모든 살아 있는 세포 안에 사는 미세한 생명체란다… 미디클로리언이 없으면 생명은 존재할 수 없고, 우리는 포스를 알 수도 없겠지. 그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포스의 뜻을 알려 준단다.

— 콰이곤 진, ‘보이지 않는 위험’(1999)

그러니까 미디클로리언은 포스 그 자체가 아니라, 포스로 이어지는 통신선이에요. 세포 속에 많을수록 포스가 더 잘 들리죠. 높은 수치는 재능이지 숙련이 아니에요.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도, 어느 편을 택할지도 수치로는 전혀 알 수 없어요.

수치는 혈액으로 재는데, 아나킨의 검사에서 사가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숫자가 나와요.

수치가 측정 범위를 벗어났습니다… 2만이 넘습니다. 요다 마스터도 미디클로리언 수치가 이만큼 높지는 않습니다.

— 오비완 케노비, ‘보이지 않는 위험’

“그런 제다이는 없지.” 콰이곤의 대답이에요. 그 뒤로 미디클로리언이 화면에 나온 건 손에 꼽을 정도예요. 그 모든 장면을 모아 봤어요.[1]

작품 속 언급 총정리

  1. 1999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

    콰이곤이 미디클로리언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아나킨의 혈액 검사에서는 “2만 이상”이라는 수치가 나와요. 콰이곤은 소년이 미디클로리언으로 잉태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죠.

  2. 2005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팰퍼틴이 아나킨에게 “포스로 미디클로리언에 영향을 주어 생명을 창조할 수 있었던” 다스 플레이거스의 비극을 들려줘요.

  3. 2014 · 시즌 6

    클론 전쟁

    콰이곤의 목소리가 미디클로리언을 통해 요다에게 살아 있는 포스와 우주의 포스를 가르쳐요. 요다는 미디클로리언의 고향인 행성, 생명의 샘으로 떠나죠.

  4. 2020

    만달로리안 시즌 2

    퍼싱 박사의 기록 영상: 미디클로리언 수치가 높아 귀한 대접을 받은 그로구의 혈액으로 수혈 실험을 해요.

  5. 2024 · 시즌 3

    배드 배치

    네크로맨서 프로젝트: 제국은 높은 미디클로리언 수치를 클론에게 옮기려 하고, 오메가의 혈액이 그 열쇠로 밝혀져요.

  6. 2024

    애콜라이트

    제다이의 검사에서 쌍둥이 오샤와 메이의 미디클로리언이 똑같다는 사실이 드러나요. 쌍둥이라도 자연적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죠.

미디클로리언 해부도

미디클로리언을 가까이서 보여 준 영화는 없어요. 그래서 미디클로리언의 모델이 된 세포소기관, 미토콘드리아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봤어요. 1~4번은 실제 미토콘드리아의 구조이고, 5번과 6번은 미디클로리언이라면 여기에 더 필요할 것 같은 부분을 저희가 추측해 본 거예요.

그림 1
  1. 외막: 공생체와 숙주 세포 사이의 경계.
  2. 주름처럼 접힌 내막.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이 주름, 즉 크리스타가 세포의 에너지를 만들어요.
  3. 고리 모양의 자체 DNA. 미토콘드리아가 독립생활을 하는 세균이었던 시절의 흔적이에요.
  4. 리보솜: 세균형의 작은 단백질 공장.
  5. ‘포스 안테나’: 미디클로리언이 포스를 감지하게 해 주는 무언가. 생물학에는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없어요.
  6. 숙주에게 보내는 신호: 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방법. 실제 세포와 미생물도 정말 대화를 해요. 분자로요.
미토콘드리아 설계도를 바탕으로 그린 미디클로리언. 추측에 근거한 재구성이에요.

현실의 설계도: 미토콘드리아

조지 루카스는 미디클로리언을 “미토콘드리아를 느슨하게 묘사한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그의 말대로라면 이 작은 동반자가 없으면 생명은 아예 존재할 수 없죠.[2] 이름은 흔히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on)와 엽록체(chloroplast)를 합친 말로 풀이돼요. 둘 다 살아 있는 세포 속 기관으로, 한때는 독립생활을 하던 세균이었어요.[3]

이 부분은 진짜 과학이에요. 약 20억 년 전, 한 세포가 세균을 삼켰는데 소화하지 않고 그대로 데리고 살았어요. 손님은 머물 곳과 먹이를, 집주인은 발전소를 얻었죠. 그 후손이 바로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에 들어 있는 미토콘드리아예요. 미토콘드리아는 지금도 자체 DNA(글자 16,569개, 유전자 37개)를 지니고 있고 스스로 증식해요. 이 아이디어를 1967년에 널리 알린 사람은 린 마굴리스예요.[4][5]

그림 2
세포 내 공생: 세균이 세포의 일부가 되기까지. 미디클로리언은 같은 이야기에 포스를 더한 거예요.

콰이곤이 말한 공생체의 정의, “서로의 이익을 위해 함께 사는 생명체”조차 생물학자들이 상리공생을 설명하는 방식과 똑같아요.

얼마나 많을까?

화면에 나오는 숫자는 딱 하나, 아나킨의 “2만 이상”뿐이고 단위도 없어요. 세포 하나당일까요, 피 한 방울당일까요? 조지 루카스는 소설판을 쓴 테리 브룩스에게 이 설정을 설명하면서 더 구체적으로 말했어요. 평범한 존재는 세포 하나에 미디클로리언이 한 개, 두 개 또는 세 개 있지만, 아나킨은 “천 개쯤” 있다는 거예요.[6]

팬 위키에 나오는 정확한 수치(요다 17,700 등)는 영화에도 드라마에도 나오지 않아요. 실제로 존재하는 숫자들을 진짜 미토콘드리아와 나란히 놓아 볼게요.

그림 3
  • 스타워즈
  • 실제 생물학
  • 평범한 존재(루카스 설명) 세포당 1~3개
  • 아나킨(루카스 설명) 세포당 약 1,000개
  • 간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세포당 1,000~2,000개
  • 아나킨(영화) 2만 이상(단위 불명)
  • 인간 난자 속 미토콘드리아 10만~60만 개

로그 눈금: 눈금선을 하나 지날 때마다 10배가 돼요.

미디클로리언 수와 미토콘드리아 수 비교.[7][8]

2만 개가 들어가기는 할까?

간세포 하나에는 미토콘드리아가 1,000~2,000개 있고, 다 합치면 세포의 약 22%를 차지해요.[7][9] 중간값인 1,500개로 잡으면 미토콘드리아 하나는 세포의 약 7,000분의 1이에요. 그러면 미토콘드리아만 한 미디클로리언 2만 개에는, 세포 속 다른 것을 전부 내다 버린다 해도 세포 세 개 가까운 공간이 필요해요. 루카스가 말한 세포당 1,000개라면 15% 정도로 소박하게 들어가고요.

그러니까 영화 속 숫자가 세포당 수치가 아니거나, 미디클로리언이 미토콘드리아보다 훨씬 작거나 둘 중 하나예요. 직접 확인해 보세요.

그림 4
20,000
미토콘드리아 대비 크기

293% 세포 부피 대비안 들어가요: 세포가 터져요

그림은 세포를 얇게 자른 단면이에요. 단면에서 차지하는 면적의 비율은 부피의 비율과 같아서, 비율은 정확해요.

인터랙티브: 미디클로리언이 간세포를 얼마나 차지할까?

혈액 검사

타투인에서 콰이곤은 아나킨의 피 한 방울을 채취해, 여왕의 우주선에 있는 오비완에게 측정 결과를 보내요. 실제 연구실에서도 아주 비슷한 일을 해요. 세포 하나에 미토콘드리아 DNA 사본이 몇 개나 들어 있는지, 즉 mtDNA 복제 수를 정량 PCR로 측정해서 노화와 질병 연구의 지표로 쓰죠.[10]

다만 함정이 하나 있어요. 피 한 방울 속 세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성숙한 적혈구에는 미토콘드리아가 아예 없어서, 연구실에서는 대신 백혈구를 세요.[10] 미디클로리언이 미토콘드리아처럼 행동한다면 제다이의 분석기도 똑같이 해야 할 거예요.

그림 5
오비완의 스캐너: 바늘이 눈금 끝을 넘어가 버려요.

“아버지는 없었어요”

슈미 스카이워커는 아나킨에게 아버지가 없다고 말하고, 콰이곤은 소년이 미디클로리언으로 잉태되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해요. ‘시스의 복수’에서 팰퍼틴은 미디클로리언이 생명을 만들게 할 수 있었던 다스 플레이거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 뒤로 팬들은 줄곧 시스를 의심해 왔어요. 하지만 Lucasfilm 스토리 그룹의 대답은 ‘아니요’예요. 팰퍼틴은 아나킨의 탄생과 아무 관계가 없대요.[11]

처녀생식은 실제로 있어요. 2006년 영국 동물원의 코모도왕도마뱀 두 마리가 수컷 없이 부화하는 알을 낳았죠. 상어, 뱀, 새도 처녀생식을 할 수 있어요.[12] 하지만 포유류는 못 해요. 아버지에게서 받아야만 작동하는 유전자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도 2022년 과학자들은 이런 ‘각인된’ 영역 일곱 곳을 고쳐 써서, 수정되지 않은 난자 하나로 생쥐를 키워 냈어요.[13]

하지만 미디클로리언에게는 더 어려운 문제가 있어요. 어머니는 X 염색체가 두 개라서, 어머니의 유전자만으로 만들어진 아이는 X와 X를 받아요. 즉 여자아이죠. 아나킨은 남자아이니까, 무언가가 Y 염색체 하나를 통째로 써내야 했다는 뜻이에요. DNA 글자로 약 6,200만 개 분량이죠.[14] 코모도왕도마뱀은 거꾸로예요. 암컷이 ZW라서 처녀생식으로는 아들만 태어나요.

그림 6
일반적인 출생 난자X정자X/YXX♀︎/XY♂︎
아버지 없이 난자X난자 유전자의 복사본XXX♀︎
아나킨 난자X포스??XY♂︎
코모도왕도마뱀 난자Z/W난자 유전자의 복사본Z/WZZ♂︎/WW✕
아버지 없는 남자아이가 가장 어려운 이유: Y 염색체는 어딘가에서 와야 해요.

유전의 수수께끼

우리는 미토콘드리아를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아요. 난자는 미토콘드리아를 10만~60만 개나 가져오지만, 정자의 몇 안 되는 미토콘드리아는 온전한 DNA 없이 들어와 사라져 버리죠.[8][15] 미디클로리언도 이렇게 유전된다면 루크와 레아는 아나킨이 아니라 파드메의 미디클로리언을 지니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아나킨 자신의 미디클로리언은 그의 대에서 끊겼겠죠.

하지만 사가는 정반대를 보여 줘요. 포스는 아버지를 통해서도 이어지죠. 실제 세포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을 수 있어요. 세포가 미토콘드리아를 몇 개나 유지할지는 주로 핵 속 유전자가 정하는데, 이 유전자는 부모 양쪽에게서 와요. 공생체 자체는 어머니에게서 오더라도, 그 수는 양쪽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것인지도 몰라요.

그림 7
  • 슈미에게서 온 미토콘드리아
  • 파드메에게서 온 미토콘드리아
  • 작중 포스가 강한 인물
스카이워커 가문: 누구의 미토콘드리아를 물려받았고, 누가 포스가 강한지.

현실 속 미디클로리언

Midichloria mitochondrii

조지 루카스의 허락을 받아 미디클로리언의 이름을 딴 실제 세균이에요. 피마자진드기의 미토콘드리아 속에 살며, 어미에게서 새끼로 전해져요.[3]

Wolbachia

절지동물 종의 40% 이상에서 세포 속에 살며, 알 속에 들어가 어미에게서 새끼로 옮겨 가요. 몇몇 작은 벌에서는 수컷이 전혀 없어도 암컷이 딸을 낳게 만들어요. 그야말로 “공생체로 잉태된” 실제 사례죠.[16]

Vibrio fischeri

하와이짧은꼬리오징어의 발광 기관에 사는 빛나는 세균으로, 밤에 포식자에게서 오징어의 그림자를 숨겨 줘요. 충분히 많이 모였을 때만 빛을 내는데, 그 사실을 화학 신호로 서로 ‘대화’하며 알아내요.[17]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

한때 세균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동물 세포와 모든 초록 잎에 에너지를 공급해요. 이들이 없다면 복잡한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어요. 콰이곤이 미디클로리언에 대해 한 말 그대로죠.

루카스가 구상한 다음 이야기: 윌스

2018년 제임스 캐머런과의 대담에서 루카스는 자신이 만들려던 시퀄 트릴로지가 “미생물의 세계”로 뛰어들었을 거라고 말했어요. 그가 윌스라고 부른 존재들이 포스를 먹고 살며 사실상 우주를 지배한다는 이야기죠. 제다이도, 시스도, 그리고 우리 모두도 그들이 돌아다니기 위한 탈것이고, 미디클로리언이 그 사이를 이어 주는 중개자라는 거예요. 루카스는 많은 팬이 이 이야기를 싫어했을 거라고 인정했어요.[18]

판정: 미디클로리언은 얼마나 과학적일까?

  • 세포 속에 사는 생명진짜미토콘드리아, Wolbachia, Midichloria
  • 어머니에게서 자식에게 전해지는 공생체진짜미토콘드리아, Wolbachia
  • 피 한 방울로 수 세기진짜PCR로 측정하는 mtDNA 복제 수
  • 모든 세포에 2만 개씩일부 진짜미토콘드리아보다 훨씬 작을 때만 가능해요
  • 아버지 없는 남자아이불가능Y 염색체는 어딘가에서 와야 해요
  • 대화하는 공생체일부 진짜세균은 분자로 서로 신호를 주고받아요
  • 우리에게 포스의 뜻을 전하기과학 너머어떤 기기로도 확인할 수 없어요

미디클로리언은 평판보다 실제 생물학에 훨씬 가까워요. 생명 속의 생명, 난자를 통해 대물림되는 공생체, 혈액으로 수 세기까지 모두 실제로 있는 일이에요. 과학이 내놓지 못하는 건 포스 그 자체뿐이죠. 어쩌면 그게 다행일지도 몰라요.

출처

  1. Wookieepedia — “Midi-chlorian”
  2. Wikipedia — “The Force”: George Lucas on midi-chlorians and mitochondria
  3. Wikipedia — “Midichloria”
  4. L. Sagan (Margulis). On the origin of mitosing cells. Journal of Theoretical Biology, 1967
  5. Wikipedia — “Mitochondrial DNA”
  6. StarWars.com — “So What the Heck Are Midi-Chlorians?”
  7. P. An et al. Hepatocyte mitochondria-derived danger signals directly activate hepatic stellate cells and drive progression of liver fibrosis. Nature Communications, 2020
  8. The Embryo Project Encyclopedia (Arizona State University) — “Mitochondrial DNA (mtDNA)”
  9. B. Alberts et al. Molecular Biology of the Cell, 4th ed., table 12-1
  10. R. J. Longchamps et al. Evaluation of mitochondrial DNA copy number estimation techniques. PLOS ONE, 2020
  11. ComicBook.com — Lucasfilm Story Group on Palpatine and Anakin’s birth (2019)
  12. P. C. Watts et al. Parthenogenesis in Komodo dragons. Nature, 2006
  13. Y. Wei et al. Viable offspring derived from single unfertilized mammalian oocytes. PNAS, 2022
  14. A. Rhie et al. The complete sequence of a human Y chromosome. Nature, 2023
  15. W. Lee et al. Molecular basis for maternal inheritance of human mitochondrial DNA. Nature Genetics, 2023
  16. Wikipedia — “Wolbachia”
  17. S. C. Verma, T. Miyashiro. Quorum sensing in the squid–Vibrio symbiosis.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2013
  18. Gizmodo — George Lucas’ ideas for his own Star Wars sequel trilogy (2018)

이제 순서대로 정주행할 차례

포스가 강하게 흐르는 영화·드라마·게임을 하나의 타임라인에 모두 모았어요. 진행도 체크도 할 수 있어요.

타임라인 열기